이제는 다들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말을 어디서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오늘의 키워드 토킹 주제는 '블랙 프라이데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쇼핑하기 좋은 날로 매년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2016년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25일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쇼핑을 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교통 마비, 도심 혼잡, 사건과 사고 등 때문이라는 것과 미국에서는 장부를 적을 때 적자는 빨간 잉크로 흑자는 까만 잉크로 쓰는데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1년 내내 적자를 겪던 기업들이 흑자로 돌아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블랙 프라이데이의 소비는 미국 연간 소비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고 이 때의 할인 또한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진짜배기 세일이기 때문에 블랙 프라이데이가 끝나면 다시 가격이 원래대로 바뀐다고 한다. 그럼 대체 이런 세일이 어떻게 가능한걸까? 그 이유는 미국의 문화와 규모에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직전인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이기 때문에 많은 판매업체들은 추수감사절 대목을 맞아 많은 양의 판매물품들을 준비한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에 모든 물품들이 판매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은 물품들을 연말에 다 팔아버리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가 생겨났다고 한다. 왜냐하면 해가 지나면 팔지 못한 물품들이 전부 재고가 되어 버리는데 미국은 나라의 규모가 워낙 커서 이렇게 쌓이는 재고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재고량이 쌓이게 되면 재고들을 보관하기 위한 비용과 인건비가 많이 들게 되고, 미국은 국토도 매우 커서 재고들을 유통시키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런 판매업체들의 사정이 있어서 미국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는 우리나라 사정에 맞지도 않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들어와 이맘때만 되면 판을 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나라의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저렇게 많은 양의 재고가 쌓일 일도 잘 없을 뿐더러 유통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큰 폭의 할인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제목을 걸고 진행되는 할인 행사가 성행하는 데는 정부의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왜냐하면 2015년 10월경 정부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진행하라고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아마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사정에 맞지 않는 외국 문화를 어설프게 들여온 어이없는 일이 되었다. 소비자들도 진정한 블랙 프라이데이를 경험하지 못한 채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고 판매자들도 팔자에 없는 억지 할인을 강행하게 된 셈이다.
아무튼 '진정한' 블랙 프라이데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국내의 블랙 프라이데이 관련 할인 행사들은 쿨하게 지나치고 차라리 외국 쇼핑사이트에서 온라인 직구를 하는게 좋을 것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 주 월요일은 '사이버먼데이'라고 하여 블랙 프라이데이 때 판매하지 못한 물품들을 온라인상으로 판매하는 날이니까 참고하도록 하자. 다만 배송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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